<제임스의 경제 칼럼 134>

금융 노조의 파업과 관치 그림자

당초 예고대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금융노조)이 2016년 이후 6년 만에 오늘 하루 총파업을 단행했습니다.

금융노조는 전국의 모든 국책은행, 시중은행, 지방은행이 포함된 조합원 10만 규모의 금융계 최대 단일 산별 노조입니다.

오늘 파업은 지난달 19일 전체 금융노조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하여 93.4%의 찬성률로 파업이 가결된 데에 따른 것이었으나 실제 참석자는 1만여명 정도로 시민들의 은행 업무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눈에 띠는 점은 산업은행과 IBK 기업은행 노조원의 참여도가 상당히 높다는 점입니다. 산업은행은 정부의 산은법 개정없는 일방적인 본사 이전 방침에 대한 반발로, 기업은행의 경우에는 민간과 경쟁하는 유사•중복 업무를 축소한다는 공공기관 혁신안에 대한 반발로 보입니다.

나머지 노조의 요구 조건은 과거와 큰 차이가 없는 것을 보면 이 두 가지가 93.4%의 파업 찬성의 주된 요인 같습니다.

평균 연봉 1억대의 ‘귀족 노조’라는 비판을 감수하고라도 오늘 파업을 감행한 것치고는 명분이 약한 것도 사실입니다.

모 매체에서 며칠 전 ‘시행령 정부’라는 고발 프로그램이 방영되었습니다.

법무부와 행안부 등이 법률을 피해 장관의 시행령과 규칙 등으로 각종 정부 정책을 밀어붙이는 편법을 비판하였습니다.

오늘 금융 노조의 파업의 주요인인 산업은행 부산 이전 역시 산업은행법을 개정하여 추진 하는 것이 법적인 바른 절차입니다.

왜냐하면 산업은행법 제4조 제1항에는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로 정해져 있기에 산은법을 개정해야만 본사를 이전할 수 있으나 정부는 야당과 노조의 반대에 맞서 본사 이전을 기정 사실화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공공기관 혁신안 역시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혁신안의 주요 내용을 보면 ‘민간·지자체 경합 기능 → 축소 ‘

‘비핵심 업무, 수요 감소 기능 → 축소’

‘기관간 유사·중복 기능 → 일원화(통폐합) 및 축소’

이렇게 세 방향으로 진행되는데 외형상은 그럴듯해 보이나 좀 더 들여다보면 합리적인 가이드라인 없이 ‘인력 감축•인건비 및 경상 경비 축소•자산 매각’등이 포함되어 있고 일부 보도에 의하면 높은 가치 평가와 부가 가치를 생산하는 부동산들을 불요불급한 자산으로 분류하여 매각을 추진 하는 등 다른 의도가 숨어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게합니다.

실제로 지난 8월 MBC 보도로 밝혀진 것처럼 박근혜 정부에서 한국석유공사 건물을 매입한 세력이 바로 ‘모피아(기재부 출신)’가 만든 회사이고 석유공사는 수백억의 손실을, 매입한 그들은 수백억의 이익을 거두어 들이고 있습니다.

과거 모피아 중 한 사람이 한 유명한 말, “관(官)은 치(治, 다스리기)위해 존재한다” 다시는 이러한 망령이 되살아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2.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