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의 경제 칼럼 61>

대법원의 ‘임금피크제’가 현행법에 위반된다는 판결의 파장은? 

우선 임금피크제에 대해 알아보면, 임금피크제도는 1990년대 일본에서 급격한 고령화로 근로자의 고용 연장의 필요성에 대두되면서 처음 도입되었으며 특정 시점을 임금 최고점(peak)으로 하여 남은 기간은 임금이 내려간다는 의미로 ‘임금 peak’라고 부릅니다.

연공서열로 급여를 지급하는 우리나라나 일본의 경우에는 임금이 정년까지 상승만 하였지만 고령화로 근무 기간을 늘리고 대신 특정 시점 이후로는 실질적으로 급여를 깎게 설계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3년 이른바 ‘고용유연화’로 인한 강제퇴직이나 정리해고 등에 대해 우려가 높아짐에 따라 처음 도입되었습니다. ‘노사간 합의하여 정한 정년을 보장하는 것을 전제로 정년 이전 특정 시점부터 임금을 낮추는 형태’, ‘정년을 연장하는 조건으로 정년 이전 특정 시점부터 임금수준을 낮추는 형태’, ‘정년 퇴직 후 퇴직자를 계약직으로 재고용하고 임금수준을 낮추는 형태’, 등으로 운영되어 왔습니다.

다시 말씀드려 근로자가 일정 연령에 도달한 이후 근로자의 고용을 보장하는 것을 조건으로 근로자의 임금을 조정하는 제도로 기본적으로는 정년보장 또는 정년연장과 임금삭감을 맞교환하는 제도입니다.

그런데 어제 대법원은 한 전직 연구원이 본인이 근무했던 한국전자기술연구원을 상대로 낸 임금소송 상고심에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하였습니다.

판결의 요지는, ‘특별한 사정 없이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는 고령자 고용법을 위반한 것’이며 ‘정당성과 필요성, 감액의 적정성, 임금 감소 보완 조치의 적정성(노동 강도 완화), 감액 재원 도입 목적 달성 여부’ 등이 충족되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도 제시하였습니다.

그러면 이번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기업과 급여 생활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어떤것일까요?

일단 노동계에서는 환영의 의사를 밝혔습니다. 명확한 기준없이 근로자의 급여 삭감 만을 위한 제도였으므로 당장 폐지를 주장합니다. 반면 임금피크제로 인건비를 절감해 온 기업들은 ‘청년 고용 위축 및 일자리 감소’ 등을 이유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임금피크제가 축소되면 기업에서 정년을 채우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그만큼 경영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제도의 완전 폐기는 아니므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기까지는 다소 혼란이 불가피해 보이나 급여 생활자들에게 다소 유리한 판결이고 기업들이나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대책 마련에 골머리를 앓을 전망입니다.

2022.05.27